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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

임신 20주차 - 태동, 정밀 초음파 검진, 미주신경성 실신, 어지러움, 화장실 신호, 임신 증상, B형 간염 2차, 은평성모병원


벌써 20주차를 넘겼다
이제 절반인데 실감이 잘 안 난다.
머리로는 인지가 안되고, 몸으로 느끼고 있다
점점 배가 나오고 뒤뚱뒤뚱 걷는 내가 좀 어색하다.
그리고 간간히 튼튼이의 태동도 느껴지는 게 신기하다.

 

 



집에서 차로 십 분 정도 거리의 은평 성모병원으로 출산병원을 정하고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금주에는 정밀초음파를 본다고 해서 설레는 맘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병원 갈 준비를 했다.



혹시나 튼튼이가 안 움직여줘서
검사가 어려울까 봐 가는 길에 초코우유 먹었다.

실은 다른  임산부들이 먹는 모습을 보고
난 언제 저 시기가 오나... 기다린 순간이라
꼭 먹고 싶었다



병원 도착해서 선생님을  만나 바로 초음파 검사를 시작했다.

먼저 자궁 경부 길이를 쟀더니, 5cm 안정권이다.
2cm이면 조산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안도를 하고 초음파를 시작했다

머리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머리 크기, 뇌, 배둘레 크기를 재주셨다.

심장 순서에서 빠르게 검진 보시던 선생님이 한동안 말씀이 없이 유심히 보셨다.

긴장되었다. 이상이 있는 건가? 문제 있음 어쩌지?

정상이네요. 한마디에 맘이 놓이고, 탯줄, 다리길이, 팔길이, 양수 모두 정상 범위로 확인을 했다.
검사가 진행될수록 갑자기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자꾸만 눈이 감기고, 시야가 뿌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정신을 붙잡는 게 너무 힘들어졌다.
온몸에 긴장이 들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긴장되는 맘에 자꾸 화장실 신호가 왔다.
4주 전에 검사를 할 때도 이런 기분이 들어서  엄청 힘들었던 적이 있어서, 더 긴장이 되었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체크하려던 순간 선생님이 일전에 손, 발 확인했었죠?라는 물음이 반가웠다.

이제 검사 끝났구나 안도감에 확인했다고 대답하고, 검사를 종료했다.

 

검사실에서 나오자마자 선생님을 만나서 면담해야 하는데, 너무 화장실 가고 싶어서

화장실 다녀온다고 이야기하고, 화장실을 다녀온 뒤 검진을 시작했다.

 

선생님 저 너무 어지러워요.. 어지럽고 나면 꼭 대변 신호가 와서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요.

 

선생님을 보자마자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선생님께 하소연을 하였다.

선생님이 깜짝 놀라면서 초음파 하면서 힘들었나요? 물으셨고, 

임신 초기부터 있었던 어지러움증들이 주마등처럼 생각났다.

 

초기에 점심에 김밥 사러 집 앞으로 나갔다가 신호등에서 주저앉았던 모습,

출근하면서 지하철로 걸어가면서 아득했던 순간,

친구네 집에 지하철 환승 중에 어지러워서 의자를 찾아다녔던 순간, 이날은 쓰러질 것 같았다.

병원 가면서 버스에서 힘겨웠던 순간들....

오빠와 장 보러 나갔는데, 사람들이 많아지니 어지러워서 주저앉았던 순간.

 

미주신경성 실신이네요.

 

선생님의 답변이었다. 난 철분을 먹어야 하는 시기라, 철분이 부족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바로 병명에 대해 알려주셨다.

이건 딱히 치료할 약이나 방법이 없어요. 이런 느낌이 들 땐 휴식이 필요해요.

누울 수 있으면, 눕고, 지하철에서는 무릎을 세워 얼굴에 맞대고 어지러움이 없어질 때까지 휴식을 취해야 해요.

화장실 신호도 하나의 증세에요.

 

그저 어지러움증인 줄 알았는데,

병명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어 맘이 놓였다.

 

어지러움증이 쉽게 가시지 않아서, B형 간염 주사를 맞을지 안 맞을지 고민하다가

맞기로 했다. 다시 병원 오는 게 더 힘들 것만 같았다.

 

휴게의자에서 충분히 쉬고 B형 간염 주사 2차를 맞았다.

역시나 아팠다. 약물이 들어가는 그 순간.. 너무 아팠다.

주사를 맞고도 충분히 쉬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에도 어지러움이 쉽게 가시질 않아서 중간중간 길에서 주저앉았다.

주변 사람들이 쳐다봐도... 눈에 안 들어왔다.

너무 힘들었다.

 

집에 오자마자 쓰러지듯이 잠들었고 그렇게 2시간 내내 잠들었다.

푹 자고 나니 언제 어지러움증이 있었냐는 듯이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다행이다. 

아이는 건강하고, 잠깐 쉬면 괜찮은 증상이라고 하니, 약을 안 먹어서 더 다행이었다.

먹어도 되는 약을 처방해 주지만 마음 한편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오만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주변사람들이 알려줬지만,

막상 내 몸에 닥쳐보니, 당황스럽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옆에서 걱정해 주고 챙겨주는 오빠에게 더 고마운 맘이 더 커지는 순간순간들이었다.

 

이제 출산까지 절반, 오늘 어지러움증에 놀랬지만 부끄럽게 얼굴을 보여준 튼튼이를 위해서

잘 먹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잘 지내야지!

다음 임당검사까지 천천히 튼튼이와 지내는 이 순간도 소중히 보내야겠다.

 

 

튼튼아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크자!

 

 


 

 

은평 성모 가톨릭 대학교 병원 1층엔 성당이 있다.

친정 부모님들은 성당을 다니셔서 이 병원에 왔을 때 좋아하셨다.

 

성당을 보니 오늘 놀란 마음도 진정되고, 튼튼이가 태어날 곳이라 더 애정이 간다.

 

 

 

나는 무교지만,

좋은 말, 좋은 생각 갖게 해주는 종교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